[화순글로벌뉴스]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5절) 악마가 예수님께 한 말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에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는 말로 악마를 물리치십니다. 악마는 거듭되는 유혹에도 예수님이 넘어가지 않자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습니다.”(13절)

예수님처럼 빛, 생명, 자기 비움을 선택하는 그리스도인은 악마의 유혹을 이깁니다. 그러나 부, 권세, 영광처럼 어둠과 죽음으로 이끄는 삶을 선택하는 그리스도인은 악마의 먹잇감이 됩니다. 악마는 그에게 무릎을 꿇는 이에게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세 가지(3P: Property, Power, Prestige)를 약속합니다. 마치 이 세 가지가 영원할 수 있는 것인 양. 안타깝게도 이 세 가지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곧 누군가 적이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그 적은 다름 아닌 같이 유혹에 넘어간 이들입니다. 유혹 너머에는 이렇게 3P에 굶주린 이들의 아귀다툼이 있을 따름입니다.

이번 내란 사태에서도 이런 유혹에 넘어간 그리스도인이 많더군요. 대통령도 신자였구요. 어떤 장군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더군요. 광장에서 이들을 옹호하는 다수도 개신교 신자이구요. 이런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가톨릭 신자도 적지 않다는군요. 악마가 일을 잘 해서일까요?

이번 내란 사태가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이런 유혹에 넘어가면 반드시 남을 해치게 되고 궁극에는 자신도 위험에 빠트린다는 점입니다. 당장은 편하고 화려해 보여도 그 뒤는 아귀다툼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로 가득한 세상은 쉽게 갈등과 전쟁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문수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출처 : 가톨릭일꾼(http://www.catholicworker.kr)